성경의 역사와 그것이 현재 우리가 보는 형태로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려면, 성경이 어떻게 형성되고 편찬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살펴봐야 합니다. 성경은 크게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나뉘며, 이 두 부분은 서로 다른 시기에 작성되고 모아졌습니다. 아래에 그 과정을 간략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.
1. 구약성경의 기원과 형성
구약성경은 주로 히브리어로 작성된 유대교의 경전이며, 기독교에서 이를 계승했습니다. 그 형성 과정은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졌습니다.
• 기원전 1200년경~기원전 5세기: 구약성경의 초기 자료는 모세의 시대(기원전 13세기경)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통적으로 여겨집니다. 예를 들어, 모세오경(창세기, 출애굽기, 레위기, 민수기, 신명기)은 이 시기에 기초가 마련되었다고 봅니다. 하지만 실제로 문서화된 형태로 정리된 것은 훨씬 나중입니다.
• 기원전 5세기~기원전 2세기: 바빌론 유배(기원전 587년) 이후 유대인들이 경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. 이 시기에 율법(토라), 예언서, 성문서 등이 모아졌습니다.
• 기원전 3세기~기원전 1세기: 헬레니즘 시대에 구약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되었는데, 이를 **70인역(Septuagint)**이라고 부릅니다. 이 번역본은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.
• 기원후 90년경: 유대교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역의 랍비들이 구약성경의 정경(Canon)을 확정했습니다(얌니아 회의). 이로써 히브리어 성경이 현재의 형태에 가까워졌습니다.
2. 신약성경의 기원과 형성
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도들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작성된 기독교 고유의 경전입니다.
• 기원후 50년~100년: 신약성경의 대부분은 이 시기에 기록되었습니다. 예를 들어, 바울의 서신(기원후 50년대 초반부터)과 복음서(마태, 마가, 누가, 요한, 기원후 60~100년 사이)가 이 시기에 작성되었습니다.
• 2세기~4세기: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다양한 문서가 유통되었지만, 점차 어떤 문서가 권위 있는 경전인지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. 이 과정에서 일부 문서(예: 도마복음서 등)는 배제되었습니다.
• 기원후 367년: 알렉산드리아의 아타나시우스 주교가 부활절 서신에서 현재의 27권 신약성경 목록을 처음 제시했습니다. 이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신약성경의 형태와 일치합니다.
• 기원후 397년: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신약성경 27권이 공식적으로 정경으로 확정되었습니다.
3. 현재 형태의 성경이 사용된 시기
• 4세기 말~5세기: 구약과 신약이 결합된 성경이 기독교 교회에서 하나의 책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. 이 시기에 라틴어 번역본인 **불가타(Vulgata)**가 히에로니무스(예로니모)에 의해 완성되었고(기원후 405년경), 이는 중세 서구 교회에서 표준 성경으로 사용되었습니다.
• 중세(5세기~15세기): 성경은 주로 라틴어로만 존재했고, 필사본 형태로 보급되었습니다. 일반 신도는 접근하기 어려웠으며, 성직자나 학자들이 주로 사용했습니다.
• 15세기~16세기: 인쇄술의 발달(구텐베르크, 1455년)로 성경이 대량 인쇄되기 시작했고,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. 특히 마르틴 루터의 독일어 성경(1522년~1534년)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. 영어로는 킹 제임스 성경(King James Version, 1611년)이 널리 사용되었습니다.
결론
현재 우리가 보는 성경의 기본 내용은 4세기 말~5세기 초에 정경으로 확정된 구약 39권과 신약 27권(합계 66권, 개신교 기준)으로 구성되었습니다. 그러나 오늘날처럼 책 형태로 대중에게 널리 보급된 것은 15세기 인쇄술 혁명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. 가톨릭 성경은 외경(Apocrypha)을 포함해 73권으로 약간 다르지만, 그 형성 시기는 비슷합니다.